2022 대종상 작품상 헤어질 결심입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 각오하고 올립니다. 정서경 작가, 박찬욱 감독님 존경합니다.
저는 각본집을 구매했습니다. 혹시 관계자분들이 이 글 보더라도 귀엽게 봐주시고 넘어가주세요. 수익 창출 목적 없습니다. 님들도 공부할 때 필사하셨을 거 아녜요. 농담입니다.
맞춤법 틀린 거 있으면 티스토리 댓글 남겨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티스토리 복붙 막아놨으니까, 각본/대본 원본 원하시는 분들은 그냥 각본집 사세요.
그럼 연기 연습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오디오 북처럼 만들어봤습니다.
오리지널 각본은 각본으로 가주세요.
(소리) → (V.O.), (O.S.)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귀찮아서 그냥 (소리)로 했어요.
그리고 영화 각본이라 진행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어요.
매끄럽게 만들어달라구요? 님이 하세요.
나중에 시간되면 매끄럽게 고칠게요.
근데 서술문 다 생략하구 오디오 북 처럼 고치기는... 할 줄 아시는 분 댓글 점.
A(남)해준: 부산경찰청 서부경찰서 형사과 강력2팀장 장해준 경감, 14살 아들 있음(40대 초)
B(여)서래: 자살한 기도수의 아내, 중국인인데 한국어 할 줄 앎(30대 초)
C(남)수완: 해준의 팀원 오수완 경사(30대 초)
D(여)알바(20대), 정안(30대), 의사(40대), 무녀(30대), 실장(40대), 할머니(50대), 미지(20대 말)
E(남)산악구조대원(40대), 류선생(40대), 남자 성우(30대), 지구(30대)
S#1. 사격 레인지 / 보관실 – 경찰서 (실내/낮)
A해준: (귀마개를 벗으며) 살인사건이 좀 뜸하네, 요즘 날씨가 좋아 그런가⋯⋯.
C수완: (건성으로) 음⋯⋯.
A해준: (탄창을 제거하며) 질곡동 사건 말이야⋯⋯. 두 놈 중 하나는 잡아야 되는데, 서장님하고 1팀은 들은 척도 안 해.
C수완: (같이 염려해 주는 척) 어떡해요⋯⋯.
A해준: (겉옷을 가져와 입혀주며) 우리가 해야지.
C수완: 우리?
A해준: 응, 너랑 나랑.
S#2. ‘오빠 피시방’ (실내/저녁)
A해준: 이지구가 혼자 와서, 작년에 산 선불권 환불해 달라고⋯⋯?
D알바: (약간 흥분 상태) 네, 그죠. 원랜 안되는데요. 제가 사장님한테 여쭤봐야 된다 해놓고 형사님한테 문자를 한 거예요.
A해준: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잘하셨습니다.
D알바: (자신에게 감탄) 사진 보여주신 게 한참 전인데 어떻게 그게 딱 기억이 나서⋯⋯.
A해준: 다시 온다던가요?
S#3. ‘오빠 피시방’ 앞 / 해준 차 안 (실외/저녁)
C수완: (전기 안마기로 목덜미를 누르며) 주말에 나만 버리고 집에 가니깐 좋냐구요⋯⋯. 이게 ‘너랑 나랑’이냐구요⋯⋯.
A해준: (졸음 운전 중이다.)
C수완(소리): 나도 빨리 장가를 가든가⋯⋯. 에혀 참⋯⋯.
A해준: (눈을 부릅뜨며 정신 차린다.) 으헉!?
C수완(소리): 또 졸았구나?
A해준: 왜 말을 하다 말아⋯⋯. 더 좀 해봐.
C수완(소리): 그러니까 밤에 좀 주무시라고요⋯⋯. 위험해서 어떡해, 이거⋯⋯. 맨날 잠복근무하니까 잠이 부족하잖아요.
A해준: 잠복해서 잠 부족이 아니라⋯⋯ 잠이 안 와서 잠복하는 거야⋯⋯.
C수완(소리): 삼년 전에 좀 잡지 그랬어요⋯⋯. ‘이지구’, ‘홍산오’⋯⋯.
S#4. 주방 – 정안 집 (실내/밤)
A해준: (매운탕 끓이며) 주말에 기숙사 남는 애들이 많대?
D정안: (맥북을 보며 온다) 수학 올림피아드 때문에 바쁘대잖아.
A해준: 아니, 뭔 중학생이 그렇게⋯⋯.
D정안: (안경을 벗으며) 걔 이과라 나 닯았어. 난 완벽하게 이해되는데?
A해준: (빙긋 웃기만 한다.)
D정안: (기대감으로 얼굴이 환해지면서도 얻어먹는 게 미안했는지) 초밥 같은 거 사 먹자니까.
A해준: 초밥은 아무 초밥이나 먹기 싫어. 나 있을 때만이라두 따뜻한 거 맥이게.
D정안: (한 입 떠먹고 눈을 지그시 감다가) 이포로 전근하러 오면 안 돼? 나 매일 이런 거 먹게.
A해준: (사케 뚜껑을 따고 정안에게 따라준다.)
D정안: 내 옆자리 이 주임 말이야, 샘 많다는⋯⋯.
A해준: 응⋯⋯.
D정안: 나 걱정하는 척하면서 은근히 멕이는 거 있지? 이러더라? 주말부부 열 쌍 중에 여섯은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데 괜찮냐고.
A해준: 그래서 뭐랬어? (정안의 잔에 잔을 부딪힌다.)
D정안: 섹스리스 부부 중에 오십오 프로는 이혼한다는데 괜찮냐구.
A해준: (사케를 홀짝 마시다가 사레들릴 뻔하지만 웃음을 터뜨린다.)
D정안: (해준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S#5. 비금봉 아래 – 구소산 (실외/새벽)
E산악구조대원: 저 자일을 타고 오른 다음에 정상에서 떨어지셨다고 봐야지예. 막 부딪혀 가면서. (바위와 나무 등에 무언가가 부딪힌 흔적들을 손전등으로 턱턱 가리키며 –) 쩌~기, 저기, 조~기, 요기.
A해준: (스마트폰으로 플래시 터뜨리면서 사진 찍는다.)
C수완: (해준 스마트폰을 보고) 비싼 이어폰 쓰시네? ⋯⋯열 시 이 분. 먼데이.
A해준: (산을 올려다보며 혼잣말처럼) 올라가봐얄텐데⋯⋯.
C수완: (기대에 차 눈이 반짝반짝) 인제 헬리콥터가 오나요?
S#6. 비금봉 암벽 – 구소산 (실외/아침)
C수완: (해준 등에 딱 붙어 크게 외치며) 걸어갈 수도 있다는데 왜 굳이 일루 올라가요?
A해준: (전동 등강기를 열심히 타며) 죽은 사람이 간 길이고 우린 경찰이니까?
C수완: 그럼 내려올 땐 떨어져요, 세 번 부딪히면서? (얼어붙은) 사람이 왜 이런 데를 올라가야 돼요? 법으로 금지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S#7. 비금봉 정상 / 비금봉 아래 – 구소산 (실외/낮)
A해준(소리): (스마트워치를 입 가까이에 대고 녹음하며) 예순 살 기도수 씨, 소지품마다 이니셜을 새긴다⋯⋯. (‘KDS’ 이니셜 확인.) 소유욕. (힙 플라스크를 집어 들고 냄새 맡는다.) 위스키를 마신다. (손바닥에 조금 따라서 혀를 대 본다.)
C수완: (해준이 갑자기 절벽 끝으로 가자) 가까이 가지 마세요!
A해준/C수완: (절벽 끝에 서서 기도수 시체를 내려다 본다.)
S#8. 시체안치실 – 병원 (실내/낮)
C수완: (테이블에 늘어놓은 유루품을 하나씩 살피며) 출입국외국인청에서 공무원 하다가 은퇴했구요, 죽기 직전까지 거기 민간 면접관이었답니다.
A해준: (충전 중인 휴대 전화 전원을 켠다.)
C수완: 켜진다. (표정이 밝아지며) 따님이 미인이시네⋯⋯.
A해준: (암호를 모르지만 한번 아무렇게나 패턴을 입력해 잠금 해제 시도한다.)
C수완: 그런다고 열려요? (재빨리 옷깃을 매만지더니 마중 나가듯 앞으로 나선다.)
A해준: (계속 휴대폰 잠금 해제에만 집중한다.)
C수완: 아버님은 이쪽에⋯⋯.
B서래: 기도수 씨 아내 송서래입니다.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부족합니다.
A해준: (딸이 아니라 아내라는 사실과 사무적인 말투에 놀랐다가 이내 사태를 이해한다.)
잠시 후 –
A해준: (서래를 보며)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B서래: (고개 젓는다.)
A해준/C수완: (말없이 놀란다.)
B서래: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A해준: 마침내⋯⋯. (서래 얼굴을 빤히 보다 끄덕인다.) 저보다 한국말 잘하시네요?
B서래: (영문을 몰라서 해준만 바라본다.)
A해준: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준다.)
B서래: (안드로이드 잠금 패턴을 슥슥 풀어 준다.)
S#9. 시체안치실 복도 / 계단 – 병원 (실내/낮)
C수완: (빠른 걸음으로 걷는 해준을 따라가며) 남편이 죽었는데 안 놀랬대, 참 놀라운 부인이네.
A해준: 가서, 목격자 없는 변사자는 부검하는 게 매뉴얼이라고 설명해. (계단을 오르다 돌아보며) 쉬운 말로 해 드려.
C수완: (쭉 딴 생각을 하는지 대답이 없다.)
A해준: 우리 마누라도 안 놀랄 거 같은데? 그럴 줄 알았다고, 그래서 경찰이랑 결혼하기 싫었다고⋯⋯.
C수완: ‘보는 사람 없는 데서 이유 모르게 돌아가신 분은 시체를 열어서 들여다보는 게 매뉴얼⋯⋯. 아니, 정해진 순서.’라고 하면은⋯⋯ 쉬워요?
A해준: 더 쉽게. (계단을 마저 올라간다.)
S#10. 진료실 – 병원 (실내/낮)
D의사: (멍들고 찢어진 서래의 사진을 같이 보며) 경찰에 신고하자고, 뼈 뿌사지고 이라고도 웃음이 나오냐고 했드만 또 웃을라고 하더라구요⋯⋯. (엑스레이 사진 가리키며) 이 남자 깔끔한 성격입니다. 눈에 안 띄는 곳만 뿌사 놨다 아닙니까.
A해준: (사진에서 ‘KDS’ 이니셜 발견.) 잠깐, 마우스 좀. (뭔지 알 것 같은 표정.)
S#11.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오후)
B서래: 남편이 산에서 어떤 모습이었나요?
A해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말씀으로 해 드릴까요, 사진을 보시겠어요?
B서래: 말씀.
A해준: (왠지 조금 실망) 예.
B서래: (갑자기) 사진.
A해준: (단호함에 깊은 인상을 받음) 눈 뜬 채 발견됬는데⋯⋯ (테블릿 PC를 돌린다.) 볼 수 있으시겠어요? 두부 열상이 직접 사인이었구요⋯⋯.
B서래: (못 알아들어 미간을 찌푸린다.)
A해준: 아, 이 머리통이 깨지신 게, 돌아가신 이유인 겁니다. (서래를 관찰하며) 피 많이 났을 텐데 비가 와서 씻겼어요, 천만다행으로.
B서래: 원하던 대로 운명하셨습니다.
A해준: (‘운명’이란 말에 당황.)
B서래: (작은 목소리로) ‘운명’ 아닌가⋯⋯? (어색하게 약간 웃는다.)
C수완: (미치를 돌아보며) 웃는 거 봤어?
B서래: (눈에 약간 습기가 차 있다.) 깔끔한 남자였거든요. (해준을 향해 쓴 미소 짓는다.)
A해준: (미소를 보고 자신도 미소를 짓는다.)
S#12. 침실 – 정안의 집 / 서래 아파트 (실내/밤)
D정안: (대충 해준과의 섹스를 나른하게 즐긴다.)
A해준: (대충 가구 뒤 방구석 벽지에 조금 번진 곰팡이를 보다가 잠깐 딴생각에 빠진다.)
D무녀(소리): 더 이상 갈 데가 없소, 이대로 죽게 두시오.
E류선생(소리): 참 잔인도 하구나.
D무녀(소리):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B서래: (무녀의 대사를 따라하며 혼잣말처럼)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잠시 후 –
D정안: (해준 팔 위에 누워서) 우리, 좋지?
A해준: 응.
D정안: 십육 년 팔 개월 동안 계속 좋지?
A해준: 그걸 세고 있냐⋯⋯. 하여튼 이과셔⋯⋯.
D정안: 섹스가 고혈압이나 심장병에 좋다고들 하잖아. 최근 연구 보니까 인지 능력 향상에도 그렇게 좋다네?
A해준: 어허, 놀랍군.
D정안: 우리 매주 해야 돼, 서로 밉고 싫을 때두.
E류선생(소리)/B서래: 독한 것⋯⋯.
D정안: 너 아까도 그 생각했지? 질곡동 사건?
A해준: (뜨금하지만 이내 덤덤하게) 아니, 젊은 중국인 여자가 산에서 죽은 사건⋯⋯. 늙은 남편이 불쌍하더라구.
S#13. 간병인 소개소 (실내/낮)
D실장: (복도를 걸으며) 서래 씨는 월화수목금 다 다른 독거노인 댁으로 다녀요. 월요일이랬죠? 저희 환자분들께서 의사 표현을 잘 못하실 수 있어가지고 우리 담당자들이 일일이 전화 드리거든요. (자리에 앉으며) 오전 아홉 시에. 이리 오세요.
A해준: (옆에 와 엉거주춤 서서 모니터를 본다.)
D실장: (컴퓨터로 뭔가를 찾으며) 그래가 간병인이 제대로 갔는지 우짠지 다 확인이 됩니다. 송서래⋯⋯.. 월요일이면은⋯⋯ 이해동 할머니네요? 이날도 전화 확인됐구요.
A해준: 죄송하지만⋯⋯ 의사 표현 못 하시는 분들이 전화는 받나요?
D실장: (해준을 툭 치고) 그 간병인이 받죠. (아줌마처럼 웃는다.)
A해준: (옆 의자에 앉으며) 송서래 씨 평소에 근태가⋯⋯?
D실장: 우리 할머니들은 이래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간병인인가 손녀딸인가. (또 아줌마처럼 오바스럽게 웃는다.) 간호사 출신이라가지고 주사도 으~ 잘 놓고 우리 업체 에이습니다, 에이스.
S#14. 해준 차 안 (실외/낮)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낮)
C수완: (전기 안마기를 어깨에 대고 마사지 하는) ⋯⋯무서운 여자예요. (해준에게 마사지기를 들이밀며) 저 반지 뺀 거 봐요.
A해준: (수완에게 하지 말라는 손짓.)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쌍안경으로 서래를 계속 관찰한다.)
C수완: (심드렁하게) 시집 내면 알려 주세요, 한 권 사 드릴게. (기도수 휴내폰을 꺼낸다.)
A해준: 이놈이 인생의 쓴맛을 아냐⋯⋯.
C수완: (잠금 화면을 푼다.) 그치⋯⋯. 주말마다 이쁜 와이프하고 아주 쓴맛의 권위자시지⋯⋯. (유튜브 채널 기도수TV를 찾아 연다.)
E도수(소리): ⋯⋯하루 열두 시간 앉아서 불법 입국자를 걸러내야 하는 힘든 일이죠. 하지만 암벽을 타는 생각만 하면은 제 마음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
C수완: (문자 알람음이 울려 화면을 정지시키고 문자를 확인) 어, 기도수 손톱 밑에서 딴 사람 디엔에이가 나왔네요.
A해준: 부인부터 ‘구강 상피 세포’ 채취해야겠네..
C수완: 아이구, 구강 상피 세포 채취? 이거 어떻게 풀어서 말하나⋯⋯. (슬쩍 해준 눈치를 살피며) 골치 아픈 생각하니까 갑자기 위장 상피 세포에 통증이 오네⋯⋯.
A해준: 먹구 와.
C수완: (말을 듣자마자 바로 차문을 열고 나가고 차 문 닫으려는데)
A해준: 또 비싼 거 사 먹지 말고.
C수완: (입 비죽거리며 하차.)
A해준: (대충 상상 속에서 서래를 관찰하다가 눈 마주쳐서 갑자기 전화 검.) 기도수 씨 손톱 밑에서 다른 사람 디엔에이가 검출됐습니다. 지금 경찰서에 와서 저희한테 디엔에이를 좀 주셔야겠는데요.
B서래(소리): (미간을 모으며) 안 돼요.
A해준: (쌍안경에서 눈을 때지 않으며) 왜요?
B서래(소리): 나 일해요.
A해준: 남편 돌아가셨는데 벌써 출근하셨나 봐요?
B서래(소리): 죽은 남편이, 산 노인 돌보는 일을 방해할 순 없습니다.
A해준: (망설임 없이 확고한 서래의 표정을 읽고) 아, 예⋯⋯.
S#15. 해준 차 안 (실외/낮) / 거실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낮)
A해준: (수완과 통화하면서 서래 차를 미행한다.)
C수완(소리): 아⋯⋯ 미행은 나도 주특긴데⋯⋯.
A해준: 니가 할머니 손에 컸다고 해서 맡긴 일이니까 잘 좀 해봐.
C수완: (사과를 깎으며) 월요일날 송서래 씨 몇 시에 왔다 갔어요⋯⋯.
D할머니: 시리야, 노래 틀어줘. 정훈희의 안개.
C수완: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푹 쉰다.)
D할머니: (정훈희의 안개를 들으며) 노래 좋지? 서래가 넣어 줬다.
S#16. 해준 차 안 / 서래 차 안 (실외/낮)
A해준: (대충 서래 차가 우회전해서 경찰서로 들어가자 허를 찔린 표정.)
S#17. 신문실 – 경찰서 (실내/낮)
D미지: (면봉을 들고) 아~
B서래: (입을 벌리며) 아~
A해준: (서래에게) 못 오시는 줄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B서래: (곁눈질로 해준의 결혼반지를 본다.)
A해준: (서래의 눈 방향을 읽었다.)
S#18. 거실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오후)
C수완: (어느새 할머니와 친해진) 서래가 뭐가 그렇게 좋아요? 이뻐서?
D할머니: 사과 껍질을 얇게 잘 깍지. 내가 금요일 밤부터 기도를 해. 빨리 월요일이 오게 해주세요. 그럼 가끔씩 월요일 일찍 오는 거 같구 그래.
C수완: (경청하면서 이번엔 떡을 포크로 집어 먹는다.)
D할머니: 시리야, 노래 틀어줘. 정훈희의 안개.
C수완: (잠시 갸우뚱하지만 그저 이 노래를 참 좋아하시나 보다 생각하고 만다.)
D할머니: 좋지? 서래가 넣어 줬다.
S#19. 신문실 – 경찰서 (실내/오후)
B서래: (너덜너덜해진 반창고를 보란 듯이 확 떼어 내며) 싸웠어요. 남편은 산에 가자고, 난 산 싫다구.
A해준: 산 싫어한다고⋯⋯ 허, 아내를 할, 할퀴어요?
B서래: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일어나며 필요한 만큼 치마를 걷어 올린다.)
A해준: (덩달아 일어나며) 아, 여자 경찰 부르겠습니다. (관찰실의 미지에게 오라고 손짓.)
B서래: (치맛단 잡은 손 내리며) 괜찮아요.
A해준: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요.
B서래: (다시 치맛단을 올린다.)
A해준: (엉거주춤 스마트폰을 들고 서는 해준.)
B서래: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며) 괜찮아요.
A해준: 네.
B서래/A해준: (문이 열리자 미지를 동시에 바라본다.)
A해준: (잘못한 것도 없이 눈치 보인다.)
B서래: (미지에게) 괜찮아요.
A해준: (서래 허벅지에 흉측하게 그어진 6개의 손톱자국을 찍는다.)
잠시 후 –
B서래: (양손으로 쫙 벌려서 손톱으로 허공을 할퀴며) 제가 했어요⋯⋯. 한국말 영 못 알아듣길래.
A해준: 자해를 했더니 알아듣던가요?
B서래: 마침내.
A해준: 자해 하는 걸 보고 남편이 뭐라던가요?
B서래: (좀 생각해 보더니) 독한 것⋯⋯.
A해준: (손을 턱에 갖다 댄다.)
B서래: (왼손등의 상처를 가리키며) 도수 씨가 날 말리다가 이렇게⋯⋯.
A해준: 그래서 남편분의 손톱에서 송서래 씨의 디엔에이가 나왔다⋯⋯. 이건가요?
B서래: (끄덕이며) 응⋯⋯.
A해준: 산이 그렇게 싫었어요?
B서래: (전화기를 만지더니 통역기 앱을 켜 빠르게 중국어를 하고 이내 해준에게 전화기를 돌린다.)
E남자 성우(소리):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난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 바다가 좋아요.
A해준: (저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 응, 나도⋯⋯.
B서래: 예?
A해준: (당황해서 수사 기록을 펼쳐 서래에게 보여주며) 그⋯⋯ 응급실 간 날짜들 맞죠? 이때도 산에 안 간다고 때리던가요?
B서래: 제 얘기 듣고 울어 준 단일한 한국 사람이에요.
A해준: 어떤 한국 사람이요?
B서래: 단일⋯⋯ 한? (말이 틀렸나 자신 없어 하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A해준: (자기도 모르게 슬며시 웃는다.)
B서래: (불안해하는 서래 표정.)
A해준: (황급히) 아, 미안합니다. 웃지 말아야 했는데⋯⋯. 표현을 너무 정확하게 하셔서.
B서래: 나도 한국어 자신 없을 땐 웃어요. (해준을 향해 미소.)
A해준: (잠시 눈이 부시다. 이내 일어난다.)
B서래: (해준따라 일어난다.)
A해준: (앉으라고 손짓.) 아, 저녁밥 시킬게요.
S#20.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저녁)
A해준/B서래: (고급 스시 맛있게 냠냠.)
C수완: (미지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며) 어때? 괜찮아?
미지: 음, 땡큐. 저녁 먹었어요?
C수완: (고개를 젓다가 앞을 보는데 배신감이 휩쓸고 지나간다.) 저거⋯⋯ ‘시마스시’ 모듬 초밥이야? 저거 경비 처리 돼?
D미지: (‘전 모르죠⋯⋯’, 어깨 으쓱한다.)
C수완: 에이, 씨! (도로 나가 버린다.)
S#21. 신문실 – 경찰서 (실내/저녁)
A해준/B서래: (식사를 마친 두 사람, 착착 정리한다.)
A해준: 따라오세요.
B서래: (영문 모른 채 해준 따라 방을 나서려다 코트와 핸드백을 가져가야 되나 고민한다.)
A해준(소리): (복도에서 서래에게) 다시 올 거예요.
B서래: (‘어떻게 알았지?’ 표정. 핸드백만 들고 나간다.)
S#22. 강력팀 사무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주머니에서 방수 밴드를 꺼내주며) 방수되는 거예요⋯⋯. ‘방수’는 물 닿아도 물 안 들어간다는 뜻이에요.
B서래: 간병인은 방수용품 많이 씁니다.
A해준: (뒤따라 나오는 서래에게) 여섯 시 오십 분까지 제 방으로 다시 오세요. 여자 화장실 이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C수완: (해준과 서래가 옆을 지나가자 얼음을 까드득 씹어먹는다.)
S#23. 화장실 – 경찰서 (실내/밤)
B서래: (대충 나한테 잘해주는 형사가 마음에 들고 방수밴드를 시험해보고 나가려다 핸드백에서 결혼반지를 꺼내 낀다.)
S#24.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코를 벌름거리며 향수 냄새 맡는 해준, 돌아온 결혼반지를 본다.) 이천 십오 년 팔 월 십칠 일. 해경이 평택항으로 들어오는 화물선에서 불법 입국하려던 중국인들을 적발했어요. 다른 서른일곱 명은 추방됐는데 송서래 씨만 여기 남았네요?
B서래: (많이 해 본 말인 듯 유난히 또박또박) 전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니까요. 제 외조부는 조선 해방군의 계봉석씝니다.
A해준: (무슨 소리지라는 표정) 예?
C수완/D미지: (‘뭔 소리?’ 표정으로 마주 본다.)
S#25.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B서래: (스마트폰의 사진 보관함을 열어 해준에게) 기도수 씨 덕에 건국 훈장을 받으셨어요.
A해준: (훈장 수여식에서 대통령과 함께 찍힌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B서래: (사진 속 자신을 손가락으로 톡 가리킨다.) 나.
A해준: (혹시 속임수가 있을까 의심하듯 서래의 얼굴을 확대해서 마주 앉은 여자와 비교해 본다.)
B서래: (의젓하고 당당한 자세로 시선을 받는다.)
A해준: (휴대 전화 진동에 재빨리 전화를 받으며 일어서는 해준.) 네.
S#26. 복도 /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신문실에서 나오며 전화에 대고) 아, 예⋯⋯. 십 분 안에 갑니다. (전화 끊고 수완에게) 이지구 나타났대, 오빠 피씨방.
C수완: (듣자마자 바로 나간다.)
A해준: (수완을 보내고 미지에게) 송서래 씨는 보내고⋯⋯. 보훈처에, 건국 훈장 애국장 받은 계봉석 씨 좀 알아봐 줘.
D미지: 예!
B서래: (귀를 쫑긋 세우고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다. 스마트폰 액정에 ‘오빠피씨방’ 지도가 뜬다.)
S#27. ‘오빠 피씨방’ 앞 (실내/밤)
C수완: (권총을 꺼내 탄환이 들었는지 확인한다.)
A해준: (수완을 빤히 본다.)
C수완: 아이⋯⋯. 안 써도 이럴 때 안심은 돼요. (괜히 팀장님이 저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 같은 기분을 안고 계단을 오른다.)
B서래: (내비게이션 보면서 밤거리를 운전한다.)
A해준: (급히 올라가려다 날 듯이 뛰어 내려오는 이지구와 부딪힌다.) ⋯⋯이지구!
E지구: (한 손에만 수갑을 찬 채 달아난다.)
A해준: (바로 일어나 쫓아 나간다.)
S#28. 서래 차 안 / 거리 (실외/밤)
B서래: (대충 미리 와서 보다가 해준과 지구가 달려나가자 바로 차로 쫓아간다.)
S#29. 거리 / 골목 (실외/밤)
E지구: (해준과 수완을 피해 도망간다.)
A해준: 이지구!
D미지(소리): 계봉석. 삼십 년대 중반 남만주 일대에서 활발하게 항일 무장 투쟁을 전개했던 조선 해방군의 제삼 중대장으로서⋯⋯. 이백여 차례의 크고 작은 군사 작전을 벌이며 남만주의 살쾡이란 별명을 얻었다. 중국 연변의 나자구에서 일본군을 기습했을 때 연대장 하라 겐고의 목을 물어뜯어 처단한 일이 전설로 남았다.
C수완: (쫓다 말고 분노의 표효를 하며 소리지른다.)
A해준: (수완을 뒤로 한 채 지구를 계속 쫓아간다.)
S#30. 골목 끝 / 서래 차 안 (실외/밤)
E지구: 허억⋯⋯. 허억⋯⋯. (칼을 꺼낸다.)
A해준: 허억⋯⋯. (숨을 고르며 주머니에서 손바닥에 철사를 댄 정육점 장갑을 꺼낸다.)
E지구: 에이씨! (마구잡이로 춤을 추는 지구의 칼날)
A해준: (칼을 왼손으로 척 잡더니 오른손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한다.)
E지구: (코피가 터진다.) 억!
A해준: 놔.
E지구: (버틴다.)
A해준: (지구가 말을 안 듣자 다시 한번 가격) 칼 놔!
B서래: (차 안에서 그런 해준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본다.)
A해준: 놓으라고! (쓰러진 지구 몸에 올라타 앉는 해준, 제 손에 피가 나도 쉬지 않고 때린다.)
E지구: (결국 칼을 놓는다.)
A해준: (수갑을 채우고서야 긴장을 푸는 해준, 골목 끝에 선 차를 발견한다. 운전석에 앉은 서래를 보지만 놀랄 기운도 없다.)
S#31.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C수완: (의자와 테이블을 거칠게 넘어뜨리며) 새끼⋯⋯. 어? 왜 이렇게 깜깜할까? 어?
E지구: (가랑이를 오므리며) 왜 이러세요⋯⋯.
A해준: (방에 불을 키고 들어온다.)
C수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수완에게) 일어나, 빨리. 왜 자빠지고 그래.
A해준: (미간을 찌푸리며) 나가.
C수완: (해준이 명령하자 서류 줍다 말고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A해준: (지구에게 커피를 천천히 밀어주며) 너 아니지?
E지구: (놀란다.)
A해준: 싸워 보니까 너 사람 못 죽이겠더라. 범이, 산오가 죽였지?
E지구: (표정이 일그러지며) 산오 못 잡아요, 아저씨들은.
A해준: (귀엽다는 듯) 왜?
E지구: 소년원 추억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잡혀서 감옥 가느니 경찰 몇 죽이고 자살할걸요? 걔 자살 충동 있어요.
S#32. 서래 아파트 (실내/밤)
B서래: (대충 식탁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해준 생각)
S#33. 흡연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어금니 꽉 깨물고) 나하고 일하려면 가혹행위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C수완: (해준의 팔을 툭 치며) 경찰이 다쳤잖아요, 경찰이.
A해준: 내가 때리다 다친 거잖아! 총 차고 다니면 뭐 하냐, 숨차서 뛰지도 못하는데? 그리고 용의자가 말하게 해야지 왜 니가 말을 다 하냐?
C수완: 용의자 말을 ‘너무’ 들어 주시는 거 아녜요?
A해준: (뭔 소린가 본다.)
C수완: 송서래만 해도, 예? 벌써 피의자 전환해서 수색 영장 나와야 됐어요.
A해준: (휴대 전화에 저장된 자료 사진들을 보여 주며) 일하는 경찰 미지가 씨씨티브이 찾아왔어. 송서래가 할머니 아파트 들어가는 모습, 나오는 모습.
C수완: (잠자코 있는다.)
A해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미지에게 전화 걸면서) 알리바이 입증된 거야. 어, 미지야. 니가 홍산오 여자 많다 그랬지? 명단 뽑아와, 사귄 기간하고 특기사항⋯⋯ 현 주소 다 추적해서 붙이고.
C수완: (식식거리며 담배를 한 개비 더 불 붙여서 두 개를 뻑뻑 빨아 대다가) 그렇게 예쁜 여자가 왜 그런 영감하고 결혼해서 한국에 살까?
A해준: 젊고 예쁘고 외국인이여서 피의자가 돼야 되냐?
C수완: 예쁜 건 인정하시는 거네요? 역차별이라고요⋯⋯. 여자 아니고 외국인 아니고 그냥 남자 한국인이었으면⋯⋯. 팀장님, 바로 가서 잠복하자고 하셨을걸요? 잠복이 취미시잖아요, 예? 잔소리하고.
A해준: (수완을 노려본다.)
C수완: (흡연실을 나와서 꽁초를 바닥에 휙) 에이씨!
S#34. 옥상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A해준(소리): (쌍안경으로 서래를 관찰하며)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 넣지도 않고 티브이 켜 놓은 채 불편하게 잠.
S#35. 서래 아파트 앞 (실외/새벽)
A해준: (대충 밤새 서래를 관찰하다 차 안에서 잠듦)
B서래: (전화기 꺼내서 플래시 터지며 사진 찍는다.)
A해준: (플래시가 터지자 깨고, 서래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B서래: (손바닥을 척 들어 보이며) 굿 모닝.
A해준: (고개만 끄덕여 인사해준다.)
S#36. 사무실 – 경찰서 (실내/낮)
A해준: 굿 모닝.
C수완: 왜 아침 인사를 하고 그러세요?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A해준: 모처럼 잘 자서 그래, 잘 자서. (콧노래까지 부른다.)
S#37. 서래 아파트 앞 (실외/밤)
A해준: (까마귀 주검에 가만히 손을 대보는 해준, 쓰다듬기까지 한다. 차 소리가 들리자 도망.)
B서래: (밥그릇 확인하려고 차 세우는 서래, 까마귀를 보고 한숨 쉰다.)
S#38. 어린이 놀이터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B서래: (대충 까마귀 무덤 파주고 중국어로 무어라 말함.)
A해준: (대충 서래가 하는 중국어를 스마트워치로 녹음.)
S#39. 옥상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A해준: (까마귀 깃털을 만지작거리면서 스마트폰의 통역기 앱을 돌려 아까 녹음한 서래의 말을 해석한다.)
E남자 성우: 또 까마귀야? 내가 너한테 밥 준다고? 그럼 됐어. 나에게 선물이 꼭 하고 싶다면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난 좀 갖고 싶네.
S#40. 서래 아파트 (실내/밤)
A해준(소리): (쌍안경으로 서래 관찰) 저녁은 또 아이스크림. 식후 흡연은 안 됩니다.
B서래: (담배를 손에 끼고 자신을 진정시키듯 앞뒤로 몸을 흔든다.)
A해준: (서래를 지그시 바라보다 스마트워치에 녹음) 우는구나⋯⋯. 마침내. (서래의 규칙적인 몸 움직임이 해준의 잠을 부른다.)
B서래: (팔 아래로 드러난 반짝이는 눈, 은밀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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