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2022) Act 1 오디오 북으로 만들어 봄. (수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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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서술문 제외, 포함)/3남2녀

헤어질 결심(2022) Act 1 오디오 북으로 만들어 봄. (수정 가능)

by 로세 2024. 4. 21.

 

2022 대종상 작품상 헤어질 결심입니다.

저작권 문제시 바로 삭제 각오하고 올립니다. 정서경 작가, 박찬욱 감독님 존경합니다.

저는 각본집을 구매했습니다. 혹시 관계자분들이 이 글 보더라도 귀엽게 봐주시고 넘어가주세요. 수익 창출 목적 없습니다. 님들도 공부할 때 필사하셨을 거 아녜요. 농담입니다.

맞춤법 틀린 거 있으면 티스토리 댓글 남겨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티스토리 복붙 막아놨으니까, 각본/대본 원본 원하시는 분들은 그냥 각본집 사세요.

그럼 연기 연습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오디오 북처럼 만들어봤습니다.

오리지널 각본은 각본으로 가주세요. 

(소리) → (V.O.), (O.S.)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귀찮아서 그냥 (소리)로 했어요.

그리고 영화 각본이라 진행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어요. 

매끄럽게 만들어달라구요? 님이 하세요.

나중에 시간되면 매끄럽게 고칠게요.

근데 서술문 다 생략하구 오디오 북 처럼 고치기는... 할 줄 아시는 분 댓글 점.

 

A(남)해준: 부산경찰청 서부경찰서 형사과 강력2팀장 장해준 경감, 14살 아들 있음(40대 초)

B(여)서래: 자살한 기도수의 아내, 중국인인데 한국어 할 줄 앎(30대 초)

C(남)수완: 해준의 팀원 오수완 경사(30대 초)

D(여)알바(20대), 정안(30대), 의사(40대), 무녀(30대), 실장(40대), 할머니(50대), 미지(20대 말)

E(남)산악구조대원(40대), 류선생(40대), 남자 성우(30대), 지구(30대)

 

 

 

S#1. 사격 레인지 / 보관실 – 경찰서 (실내/낮)

 

A해준: (귀마개를 벗으며) 살인사건이 좀 뜸하네, 요즘 날씨가 좋아 그런가⋯⋯.

 

C수완: (건성으로) 음⋯⋯.

 

A해준: (탄창을 제거하며) 질곡동 사건 말이야⋯⋯. 두 놈 중 하나는 잡아야 되는데, 서장님하고 1팀은 들은 척도 안 해.

 

C수완: (같이 염려해 주는 척) 어떡해요⋯⋯.

 

A해준: (겉옷을 가져와 입혀주며) 우리가 해야지.

 

C수완: 우리?

 

A해준: 응, 너랑 나랑.

 

 

S#2. ‘오빠 피시방’ (실내/저녁)

 

A해준: 이지구가 혼자 와서, 작년에 산 선불권 환불해 달라고⋯⋯?

 

D알바: (약간 흥분 상태) 네, 그죠. 원랜 안되는데요. 제가 사장님한테 여쭤봐야 된다 해놓고 형사님한테 문자를 한 거예요.

 

A해준: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잘하셨습니다.

 

D알바: (자신에게 감탄) 사진 보여주신 게 한참 전인데 어떻게 그게 딱 기억이 나서⋯⋯.

 

A해준: 다시 온다던가요?

 

 

S#3. ‘오빠 피시방’ 앞 / 해준 차 안 (실외/저녁)

 

C수완: (전기 안마기로 목덜미를 누르며) 주말에 나만 버리고 집에 가니깐 좋냐구요⋯⋯. 이게 ‘너랑 나랑’이냐구요⋯⋯.

 

A해준: (졸음 운전 중이다.)

 

C수완(소리): 나도 빨리 장가를 가든가⋯⋯. 에혀 참⋯⋯.

 

A해준: (눈을 부릅뜨며 정신 차린다.) 으헉!?

 

C수완(소리): 또 졸았구나?

 

A해준: 왜 말을 하다 말아⋯⋯. 더 좀 해봐.

 

C수완(소리): 그러니까 밤에 좀 주무시라고요⋯⋯. 위험해서 어떡해, 이거⋯⋯. 맨날 잠복근무하니까 잠이 부족하잖아요.

 

A해준: 잠복해서 잠 부족이 아니라⋯⋯ 잠이 안 와서 잠복하는 거야⋯⋯.

 

C수완(소리): 삼년 전에 좀 잡지 그랬어요⋯⋯. ‘이지구’, ‘홍산오’⋯⋯.

 

 

S#4. 주방 – 정안 집 (실내/밤)

 

A해준: (매운탕 끓이며) 주말에 기숙사 남는 애들이 많대?

 

D정안: (맥북을 보며 온다) 수학 올림피아드 때문에 바쁘대잖아.

 

A해준: 아니, 뭔 중학생이 그렇게⋯⋯.

 

D정안: (안경을 벗으며) 걔 이과라 나 닯았어. 난 완벽하게 이해되는데?

 

A해준: (빙긋 웃기만 한다.)

 

D정안: (기대감으로 얼굴이 환해지면서도 얻어먹는 게 미안했는지) 초밥 같은 거 사 먹자니까.

 

A해준: 초밥은 아무 초밥이나 먹기 싫어. 나 있을 때만이라두 따뜻한 거 맥이게.

 

D정안: (한 입 떠먹고 눈을 지그시 감다가) 이포로 전근하러 오면 안 돼? 나 매일 이런 거 먹게.

 

A해준: (사케 뚜껑을 따고 정안에게 따라준다.)

 

D정안: 내 옆자리 이 주임 말이야, 샘 많다는⋯⋯.

 

A해준: 응⋯⋯.

 

D정안: 나 걱정하는 척하면서 은근히 멕이는 거 있지? 이러더라? 주말부부 열 쌍 중에 여섯은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데 괜찮냐고.

 

A해준: 그래서 뭐랬어? (정안의 잔에 잔을 부딪힌다.)

 

D정안: 섹스리스 부부 중에 오십오 프로는 이혼한다는데 괜찮냐구.

 

A해준: (사케를 홀짝 마시다가 사레들릴 뻔하지만 웃음을 터뜨린다.)

 

D정안: (해준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S#5. 비금봉 아래 – 구소산 (실외/새벽)

 

E산악구조대원: 저 자일을 타고 오른 다음에 정상에서 떨어지셨다고 봐야지예. 막 부딪혀 가면서. (바위와 나무 등에 무언가가 부딪힌 흔적들을 손전등으로 턱턱 가리키며 –) 쩌~기, 저기, 조~기, 요기.

 

A해준: (스마트폰으로 플래시 터뜨리면서 사진 찍는다.)

 

C수완: (해준 스마트폰을 보고) 비싼 이어폰 쓰시네? ⋯⋯열 시 이 분. 먼데이.

 

A해준: (산을 올려다보며 혼잣말처럼) 올라가봐얄텐데⋯⋯.

 

C수완: (기대에 차 눈이 반짝반짝) 인제 헬리콥터가 오나요?

 

 

S#6. 비금봉 암벽 – 구소산 (실외/아침)

 

C수완: (해준 등에 딱 붙어 크게 외치며) 걸어갈 수도 있다는데 왜 굳이 일루 올라가요?

 

A해준: (전동 등강기를 열심히 타며) 죽은 사람이 간 길이고 우린 경찰이니까?

 

C수완: 그럼 내려올 땐 떨어져요, 세 번 부딪히면서? (얼어붙은) 사람이 왜 이런 데를 올라가야 돼요? 법으로 금지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S#7. 비금봉 정상 / 비금봉 아래 – 구소산 (실외/낮)

 

A해준(소리): (스마트워치를 입 가까이에 대고 녹음하며) 예순 살 기도수 씨, 소지품마다 이니셜을 새긴다⋯⋯. (‘KDS’ 이니셜 확인.) 소유욕. (힙 플라스크를 집어 들고 냄새 맡는다.) 위스키를 마신다. (손바닥에 조금 따라서 혀를 대 본다.)

 

C수완: (해준이 갑자기 절벽 끝으로 가자) 가까이 가지 마세요!

 

A해준/C수완: (절벽 끝에 서서 기도수 시체를 내려다 본다.)

 

 

S#8. 시체안치실 – 병원 (실내/낮)

 

C수완: (테이블에 늘어놓은 유루품을 하나씩 살피며) 출입국외국인청에서 공무원 하다가 은퇴했구요, 죽기 직전까지 거기 민간 면접관이었답니다.

 

A해준: (충전 중인 휴대 전화 전원을 켠다.)

 

C수완: 켜진다. (표정이 밝아지며) 따님이 미인이시네⋯⋯.

 

A해준: (암호를 모르지만 한번 아무렇게나 패턴을 입력해 잠금 해제 시도한다.)

 

C수완: 그런다고 열려요? (재빨리 옷깃을 매만지더니 마중 나가듯 앞으로 나선다.)

 

A해준: (계속 휴대폰 잠금 해제에만 집중한다.)

 

C수완: 아버님은 이쪽에⋯⋯.

 

B서래: 기도수 씨 아내 송서래입니다.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부족합니다.

 

A해준: (딸이 아니라 아내라는 사실과 사무적인 말투에 놀랐다가 이내 사태를 이해한다.)

 

잠시 후 –

 

A해준: (서래를 보며)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B서래: (고개 젓는다.)

 

A해준/C수완: (말없이 놀란다.)

 

B서래: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A해준: 마침내⋯⋯. (서래 얼굴을 빤히 보다 끄덕인다.) 저보다 한국말 잘하시네요?

 

B서래: (영문을 몰라서 해준만 바라본다.)

 

A해준: 패턴을 좀 알고 싶은데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준다.)

 

B서래: (안드로이드 잠금 패턴을 슥슥 풀어 준다.)

 

 

S#9. 시체안치실 복도 / 계단 – 병원 (실내/낮)

 

C수완: (빠른 걸음으로 걷는 해준을 따라가며) 남편이 죽었는데 안 놀랬대, 참 놀라운 부인이네.

 

A해준: 가서, 목격자 없는 변사자는 부검하는 게 매뉴얼이라고 설명해. (계단을 오르다 돌아보며) 쉬운 말로 해 드려.

 

C수완: (쭉 딴 생각을 하는지 대답이 없다.)

 

A해준: 우리 마누라도 안 놀랄 거 같은데? 그럴 줄 알았다고, 그래서 경찰이랑 결혼하기 싫었다고⋯⋯.

 

C수완: ‘보는 사람 없는 데서 이유 모르게 돌아가신 분은 시체를 열어서 들여다보는 게 매뉴얼⋯⋯. 아니, 정해진 순서.’라고 하면은⋯⋯ 쉬워요?

 

A해준: 더 쉽게. (계단을 마저 올라간다.)

 

 

S#10. 진료실 – 병원 (실내/낮)

 

D의사: (멍들고 찢어진 서래의 사진을 같이 보며) 경찰에 신고하자고, 뼈 뿌사지고 이라고도 웃음이 나오냐고 했드만 또 웃을라고 하더라구요⋯⋯. (엑스레이 사진 가리키며) 이 남자 깔끔한 성격입니다. 눈에 안 띄는 곳만 뿌사 놨다 아닙니까.

 

A해준: (사진에서 ‘KDS’ 이니셜 발견.) 잠깐, 마우스 좀. (뭔지 알 것 같은 표정.)

 

 

S#11.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오후)

 

B서래: 남편이 산에서 어떤 모습이었나요?

 

A해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말씀으로 해 드릴까요, 사진을 보시겠어요?

 

B서래: 말씀.

 

A해준: (왠지 조금 실망) 예.

 

B서래: (갑자기) 사진.

 

A해준: (단호함에 깊은 인상을 받음) 눈 뜬 채 발견됬는데⋯⋯ (테블릿 PC를 돌린다.) 볼 수 있으시겠어요? 두부 열상이 직접 사인이었구요⋯⋯.

 

B서래: (못 알아들어 미간을 찌푸린다.)

 

A해준: 아, 이 머리통이 깨지신 게, 돌아가신 이유인 겁니다. (서래를 관찰하며) 피 많이 났을 텐데 비가 와서 씻겼어요, 천만다행으로.

 

B서래: 원하던 대로 운명하셨습니다.

 

A해준: (‘운명’이란 말에 당황.)

 

B서래: (작은 목소리로) ‘운명’ 아닌가⋯⋯? (어색하게 약간 웃는다.)

 

C수완: (미치를 돌아보며) 웃는 거 봤어?

 

B서래: (눈에 약간 습기가 차 있다.) 깔끔한 남자였거든요. (해준을 향해 쓴 미소 짓는다.)

 

A해준: (미소를 보고 자신도 미소를 짓는다.)

 

 

S#12. 침실 – 정안의 집 / 서래 아파트 (실내/밤)

 

D정안: (대충 해준과의 섹스를 나른하게 즐긴다.)

 

A해준: (대충 가구 뒤 방구석 벽지에 조금 번진 곰팡이를 보다가 잠깐 딴생각에 빠진다.)

 

D무녀(소리): 더 이상 갈 데가 없소, 이대로 죽게 두시오.

 

E류선생(소리): 참 잔인도 하구나.

 

D무녀(소리):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B서래: (무녀의 대사를 따라하며 혼잣말처럼)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잠시 후 –

 

D정안: (해준 팔 위에 누워서) 우리, 좋지?

 

A해준: 응.

 

D정안: 십육 년 팔 개월 동안 계속 좋지?

 

A해준: 그걸 세고 있냐⋯⋯. 하여튼 이과셔⋯⋯.

 

D정안: 섹스가 고혈압이나 심장병에 좋다고들 하잖아. 최근 연구 보니까 인지 능력 향상에도 그렇게 좋다네?

 

A해준: 어허, 놀랍군.

 

D정안: 우리 매주 해야 돼, 서로 밉고 싫을 때두.

 

E류선생(소리)/B서래: 독한 것⋯⋯.

 

D정안: 너 아까도 그 생각했지? 질곡동 사건?

 

A해준: (뜨금하지만 이내 덤덤하게) 아니, 젊은 중국인 여자가 산에서 죽은 사건⋯⋯. 늙은 남편이 불쌍하더라구.

 

 

S#13. 간병인 소개소 (실내/낮)

 

D실장: (복도를 걸으며) 서래 씨는 월화수목금 다 다른 독거노인 댁으로 다녀요. 월요일이랬죠? 저희 환자분들께서 의사 표현을 잘 못하실 수 있어가지고 우리 담당자들이 일일이 전화 드리거든요. (자리에 앉으며) 오전 아홉 시에. 이리 오세요.

 

A해준: (옆에 와 엉거주춤 서서 모니터를 본다.)

 

D실장: (컴퓨터로 뭔가를 찾으며) 그래가 간병인이 제대로 갔는지 우짠지 다 확인이 됩니다. 송서래⋯⋯.. 월요일이면은⋯⋯ 이해동 할머니네요? 이날도 전화 확인됐구요.

 

A해준: 죄송하지만⋯⋯ 의사 표현 못 하시는 분들이 전화는 받나요?

 

D실장: (해준을 툭 치고) 그 간병인이 받죠. (아줌마처럼 웃는다.)

 

A해준: (옆 의자에 앉으며) 송서래 씨 평소에 근태가⋯⋯?

 

D실장: 우리 할머니들은 이래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간병인인가 손녀딸인가. (또 아줌마처럼 오바스럽게 웃는다.) 간호사 출신이라가지고 주사도 으~ 잘 놓고 우리 업체 에이습니다, 에이스.

 

 

S#14. 해준 차 안 (실외/낮)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낮)

 

C수완: (전기 안마기를 어깨에 대고 마사지 하는) ⋯⋯무서운 여자예요. (해준에게 마사지기를 들이밀며) 저 반지 뺀 거 봐요.

 

A해준: (수완에게 하지 말라는 손짓.)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쌍안경으로 서래를 계속 관찰한다.)

 

C수완: (심드렁하게) 시집 내면 알려 주세요, 한 권 사 드릴게. (기도수 휴내폰을 꺼낸다.)

 

A해준: 이놈이 인생의 쓴맛을 아냐⋯⋯.

 

C수완: (잠금 화면을 푼다.) 그치⋯⋯. 주말마다 이쁜 와이프하고 아주 쓴맛의 권위자시지⋯⋯. (유튜브 채널 기도수TV를 찾아 연다.)

 

E도수(소리): ⋯⋯하루 열두 시간 앉아서 불법 입국자를 걸러내야 하는 힘든 일이죠. 하지만 암벽을 타는 생각만 하면은 제 마음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

 

C수완: (문자 알람음이 울려 화면을 정지시키고 문자를 확인) 어, 기도수 손톱 밑에서 딴 사람 디엔에이가 나왔네요.

 

A해준: 부인부터 ‘구강 상피 세포’ 채취해야겠네..

 

C수완: 아이구, 구강 상피 세포 채취? 이거 어떻게 풀어서 말하나⋯⋯. (슬쩍 해준 눈치를 살피며) 골치 아픈 생각하니까 갑자기 위장 상피 세포에 통증이 오네⋯⋯.

 

A해준: 먹구 와.

 

C수완: (말을 듣자마자 바로 차문을 열고 나가고 차 문 닫으려는데)

 

A해준: 또 비싼 거 사 먹지 말고.

 

C수완: (입 비죽거리며 하차.)

A해준: (대충 상상 속에서 서래를 관찰하다가 눈 마주쳐서 갑자기 전화 검.) 기도수 씨 손톱 밑에서 다른 사람 디엔에이가 검출됐습니다. 지금 경찰서에 와서 저희한테 디엔에이를 좀 주셔야겠는데요.

 

B서래(소리): (미간을 모으며) 안 돼요.

 

A해준: (쌍안경에서 눈을 때지 않으며) 왜요?

 

B서래(소리): 나 일해요.

 

A해준: 남편 돌아가셨는데 벌써 출근하셨나 봐요?

 

B서래(소리): 죽은 남편이, 산 노인 돌보는 일을 방해할 순 없습니다.

 

A해준: (망설임 없이 확고한 서래의 표정을 읽고) 아, 예⋯⋯.

 

 

S#15. 해준 차 안 (실외/낮) / 거실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낮)

 

A해준: (수완과 통화하면서 서래 차를 미행한다.)

 

C수완(소리): 아⋯⋯ 미행은 나도 주특긴데⋯⋯.

 

A해준: 니가 할머니 손에 컸다고 해서 맡긴 일이니까 잘 좀 해봐.

 

C수완: (사과를 깎으며) 월요일날 송서래 씨 몇 시에 왔다 갔어요⋯⋯.

 

D할머니: 시리야, 노래 틀어줘. 정훈희의 안개.

 

C수완: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푹 쉰다.)

 

D할머니: (정훈희의 안개를 들으며) 노래 좋지? 서래가 넣어 줬다.

 

 

S#16. 해준 차 안 / 서래 차 안 (실외/낮)

 

A해준: (대충 서래 차가 우회전해서 경찰서로 들어가자 허를 찔린 표정.)

 

 

 

S#17. 신문실 – 경찰서 (실내/낮)

 

D미지: (면봉을 들고) 아~

 

B서래: (입을 벌리며) 아~

 

A해준: (서래에게) 못 오시는 줄 알았는데 고맙습니다.

 

B서래: (곁눈질로 해준의 결혼반지를 본다.)

 

A해준: (서래의 눈 방향을 읽었다.)

 

 

S#18. 거실 – 월요일 할머니 집 (실내/오후)

 

C수완: (어느새 할머니와 친해진) 서래가 뭐가 그렇게 좋아요? 이뻐서?

 

D할머니: 사과 껍질을 얇게 잘 깍지. 내가 금요일 밤부터 기도를 해. 빨리 월요일이 오게 해주세요. 그럼 가끔씩 월요일 일찍 오는 거 같구 그래.

 

C수완: (경청하면서 이번엔 떡을 포크로 집어 먹는다.)

 

D할머니: 시리야, 노래 틀어줘. 정훈희의 안개.

 

C수완: (잠시 갸우뚱하지만 그저 이 노래를 참 좋아하시나 보다 생각하고 만다.)

 

D할머니: 좋지? 서래가 넣어 줬다.

 

 

S#19. 신문실 – 경찰서 (실내/오후)

 

B서래: (너덜너덜해진 반창고를 보란 듯이 확 떼어 내며) 싸웠어요. 남편은 산에 가자고, 난 산 싫다구.

 

A해준: 산 싫어한다고⋯⋯ 허, 아내를 할, 할퀴어요?

B서래: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일어나며 필요한 만큼 치마를 걷어 올린다.)

 

A해준: (덩달아 일어나며) 아, 여자 경찰 부르겠습니다. (관찰실의 미지에게 오라고 손짓.)

 

B서래: (치맛단 잡은 손 내리며) 괜찮아요.

 

A해준: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요.

 

B서래: (다시 치맛단을 올린다.)

 

A해준: (엉거주춤 스마트폰을 들고 서는 해준.)

 

B서래: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며) 괜찮아요.

 

A해준: 네.

 

B서래/A해준: (문이 열리자 미지를 동시에 바라본다.)

 

A해준: (잘못한 것도 없이 눈치 보인다.)

 

B서래: (미지에게) 괜찮아요.

 

A해준: (서래 허벅지에 흉측하게 그어진 6개의 손톱자국을 찍는다.)

 

잠시 후 –

 

B서래: (양손으로 쫙 벌려서 손톱으로 허공을 할퀴며) 제가 했어요⋯⋯. 한국말 영 못 알아듣길래.

 

A해준: 자해를 했더니 알아듣던가요?

 

B서래: 마침내.

 

A해준: 자해 하는 걸 보고 남편이 뭐라던가요?

 

B서래: (좀 생각해 보더니) 독한 것⋯⋯.

 

A해준: (손을 턱에 갖다 댄다.)

 

B서래: (왼손등의 상처를 가리키며) 도수 씨가 날 말리다가 이렇게⋯⋯.

 

A해준: 그래서 남편분의 손톱에서 송서래 씨의 디엔에이가 나왔다⋯⋯. 이건가요?

 

B서래: (끄덕이며) 응⋯⋯.

 

A해준: 산이 그렇게 싫었어요?

 

B서래: (전화기를 만지더니 통역기 앱을 켜 빠르게 중국어를 하고 이내 해준에게 전화기를 돌린다.)

 

E남자 성우(소리): 공자님 말씀에,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인자한 자는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난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 바다가 좋아요.

 

A해준: (저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 응, 나도⋯⋯.

 

B서래: 예?

 

A해준: (당황해서 수사 기록을 펼쳐 서래에게 보여주며) 그⋯⋯ 응급실 간 날짜들 맞죠? 이때도 산에 안 간다고 때리던가요?

 

B서래: 제 얘기 듣고 울어 준 단일한 한국 사람이에요.

 

A해준: 어떤 한국 사람이요?

 

B서래: 단일⋯⋯ 한? (말이 틀렸나 자신 없어 하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A해준: (자기도 모르게 슬며시 웃는다.)

 

B서래: (불안해하는 서래 표정.)

 

A해준: (황급히) 아, 미안합니다. 웃지 말아야 했는데⋯⋯. 표현을 너무 정확하게 하셔서.

 

B서래: 나도 한국어 자신 없을 땐 웃어요. (해준을 향해 미소.)

 

A해준: (잠시 눈이 부시다. 이내 일어난다.)

 

B서래: (해준따라 일어난다.)

 

A해준: (앉으라고 손짓.) 아, 저녁밥 시킬게요.

 

 

S#20.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저녁)

 

A해준/B서래: (고급 스시 맛있게 냠냠.)

 

C수완: (미지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며) 어때? 괜찮아?

 

미지: 음, 땡큐. 저녁 먹었어요?

 

C수완: (고개를 젓다가 앞을 보는데 배신감이 휩쓸고 지나간다.) 저거⋯⋯ ‘시마스시’ 모듬 초밥이야? 저거 경비 처리 돼?

 

D미지: (‘전 모르죠⋯⋯’, 어깨 으쓱한다.)

 

C수완: 에이, 씨! (도로 나가 버린다.)

 

 

S#21. 신문실 – 경찰서 (실내/저녁)

 

A해준/B서래: (식사를 마친 두 사람, 착착 정리한다.)

 

A해준: 따라오세요.

 

B서래: (영문 모른 채 해준 따라 방을 나서려다 코트와 핸드백을 가져가야 되나 고민한다.)

 

A해준(소리): (복도에서 서래에게) 다시 올 거예요.

 

B서래: (‘어떻게 알았지?’ 표정. 핸드백만 들고 나간다.)

 

 

S#22. 강력팀 사무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주머니에서 방수 밴드를 꺼내주며) 방수되는 거예요⋯⋯. ‘방수’는 물 닿아도 물 안 들어간다는 뜻이에요.

 

B서래: 간병인은 방수용품 많이 씁니다.

 

A해준: (뒤따라 나오는 서래에게) 여섯 시 오십 분까지 제 방으로 다시 오세요. 여자 화장실 이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C수완: (해준과 서래가 옆을 지나가자 얼음을 까드득 씹어먹는다.)

 

 

S#23. 화장실 – 경찰서 (실내/밤)

 

B서래: (대충 나한테 잘해주는 형사가 마음에 들고 방수밴드를 시험해보고 나가려다 핸드백에서 결혼반지를 꺼내 낀다.)

 

 

S#24. 신문실 / 관찰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코를 벌름거리며 향수 냄새 맡는 해준, 돌아온 결혼반지를 본다.) 이천 십오 년 팔 월 십칠 일. 해경이 평택항으로 들어오는 화물선에서 불법 입국하려던 중국인들을 적발했어요. 다른 서른일곱 명은 추방됐는데 송서래 씨만 여기 남았네요?

 

B서래: (많이 해 본 말인 듯 유난히 또박또박) 전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니까요. 제 외조부는 조선 해방군의 계봉석씝니다.

 

A해준: (무슨 소리지라는 표정) 예?

 

C수완/D미지: (‘뭔 소리?’ 표정으로 마주 본다.)

 

 

S#25.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B서래: (스마트폰의 사진 보관함을 열어 해준에게) 기도수 씨 덕에 건국 훈장을 받으셨어요.

 

A해준: (훈장 수여식에서 대통령과 함께 찍힌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B서래: (사진 속 자신을 손가락으로 톡 가리킨다.) 나.

 

A해준: (혹시 속임수가 있을까 의심하듯 서래의 얼굴을 확대해서 마주 앉은 여자와 비교해 본다.)

 

B서래: (의젓하고 당당한 자세로 시선을 받는다.)

 

A해준: (휴대 전화 진동에 재빨리 전화를 받으며 일어서는 해준.) 네.

 

 

S#26. 복도 /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신문실에서 나오며 전화에 대고) 아, 예⋯⋯. 십 분 안에 갑니다. (전화 끊고 수완에게) 이지구 나타났대, 오빠 피씨방.

 

C수완: (듣자마자 바로 나간다.)

 

A해준: (수완을 보내고 미지에게) 송서래 씨는 보내고⋯⋯. 보훈처에, 건국 훈장 애국장 받은 계봉석 씨 좀 알아봐 줘.

 

D미지: 예!

 

B서래: (귀를 쫑긋 세우고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는다. 스마트폰 액정에 ‘오빠피씨방’ 지도가 뜬다.)

 

 

S#27. ‘오빠 피씨방’ 앞 (실내/밤)

 

C수완: (권총을 꺼내 탄환이 들었는지 확인한다.)

 

A해준: (수완을 빤히 본다.)

 

C수완: 아이⋯⋯. 안 써도 이럴 때 안심은 돼요. (괜히 팀장님이 저를 한심하게 여기는 것 같은 기분을 안고 계단을 오른다.)

 

B서래: (내비게이션 보면서 밤거리를 운전한다.)

 

A해준: (급히 올라가려다 날 듯이 뛰어 내려오는 이지구와 부딪힌다.) ⋯⋯이지구!

 

E지구: (한 손에만 수갑을 찬 채 달아난다.)

 

A해준: (바로 일어나 쫓아 나간다.)

 

 

S#28. 서래 차 안 / 거리 (실외/밤)

 

B서래: (대충 미리 와서 보다가 해준과 지구가 달려나가자 바로 차로 쫓아간다.)

 

 

S#29. 거리 / 골목 (실외/밤)

 

E지구: (해준과 수완을 피해 도망간다.)

 

A해준: 이지구!

 

D미지(소리): 계봉석. 삼십 년대 중반 남만주 일대에서 활발하게 항일 무장 투쟁을 전개했던 조선 해방군의 제삼 중대장으로서⋯⋯. 이백여 차례의 크고 작은 군사 작전을 벌이며 남만주의 살쾡이란 별명을 얻었다. 중국 연변의 나자구에서 일본군을 기습했을 때 연대장 하라 겐고의 목을 물어뜯어 처단한 일이 전설로 남았다.

 

C수완: (쫓다 말고 분노의 표효를 하며 소리지른다.)

 

A해준: (수완을 뒤로 한 채 지구를 계속 쫓아간다.)

 

 

S#30. 골목 끝 / 서래 차 안 (실외/밤)

 

E지구: 허억⋯⋯. 허억⋯⋯. (칼을 꺼낸다.)

 

A해준: 허억⋯⋯. (숨을 고르며 주머니에서 손바닥에 철사를 댄 정육점 장갑을 꺼낸다.)

 

E지구: 에이씨! (마구잡이로 춤을 추는 지구의 칼날)

 

A해준: (칼을 왼손으로 척 잡더니 오른손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한다.)

 

E지구: (코피가 터진다.) 억!

 

A해준: 놔.

 

E지구: (버틴다.)

 

A해준: (지구가 말을 안 듣자 다시 한번 가격) 칼 놔!

 

B서래: (차 안에서 그런 해준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본다.)

 

A해준: 놓으라고! (쓰러진 지구 몸에 올라타 앉는 해준, 제 손에 피가 나도 쉬지 않고 때린다.)

 

E지구: (결국 칼을 놓는다.)

 

A해준: (수갑을 채우고서야 긴장을 푸는 해준, 골목 끝에 선 차를 발견한다. 운전석에 앉은 서래를 보지만 놀랄 기운도 없다.)

 

 

S#31. 신문실 – 경찰서 (실내/밤)

 

C수완: (의자와 테이블을 거칠게 넘어뜨리며) 새끼⋯⋯. 어? 왜 이렇게 깜깜할까? 어?

 

E지구: (가랑이를 오므리며) 왜 이러세요⋯⋯.

 

A해준: (방에 불을 키고 들어온다.)

 

C수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수완에게) 일어나, 빨리. 왜 자빠지고 그래.

 

A해준: (미간을 찌푸리며) 나가.

 

C수완: (해준이 명령하자 서류 줍다 말고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A해준: (지구에게 커피를 천천히 밀어주며) 너 아니지?

 

E지구: (놀란다.)

 

A해준: 싸워 보니까 너 사람 못 죽이겠더라. 범이, 산오가 죽였지?

 

E지구: (표정이 일그러지며) 산오 못 잡아요, 아저씨들은.

 

A해준: (귀엽다는 듯) 왜?

 

E지구: 소년원 추억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잡혀서 감옥 가느니 경찰 몇 죽이고 자살할걸요? 걔 자살 충동 있어요.

 

 

S#32. 서래 아파트 (실내/밤)

 

B서래: (대충 식탁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으며 해준 생각)

 

 

S#33. 흡연실 – 경찰서 (실내/밤)

 

A해준: (어금니 꽉 깨물고) 나하고 일하려면 가혹행위 안 된다고 했어, 안 했어.

 

C수완: (해준의 팔을 툭 치며) 경찰이 다쳤잖아요, 경찰이.

 

A해준: 내가 때리다 다친 거잖아! 총 차고 다니면 뭐 하냐, 숨차서 뛰지도 못하는데? 그리고 용의자가 말하게 해야지 왜 니가 말을 다 하냐?

 

C수완: 용의자 말을 ‘너무’ 들어 주시는 거 아녜요?

 

A해준: (뭔 소린가 본다.)

 

C수완: 송서래만 해도, 예? 벌써 피의자 전환해서 수색 영장 나와야 됐어요.

 

A해준: (휴대 전화에 저장된 자료 사진들을 보여 주며) 일하는 경찰 미지가 씨씨티브이 찾아왔어. 송서래가 할머니 아파트 들어가는 모습, 나오는 모습.

 

C수완: (잠자코 있는다.)

 

A해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미지에게 전화 걸면서) 알리바이 입증된 거야. 어, 미지야. 니가 홍산오 여자 많다 그랬지? 명단 뽑아와, 사귄 기간하고 특기사항⋯⋯ 현 주소 다 추적해서 붙이고.

 

C수완: (식식거리며 담배를 한 개비 더 불 붙여서 두 개를 뻑뻑 빨아 대다가) 그렇게 예쁜 여자가 왜 그런 영감하고 결혼해서 한국에 살까?

 

A해준: 젊고 예쁘고 외국인이여서 피의자가 돼야 되냐?

 

C수완: 예쁜 건 인정하시는 거네요? 역차별이라고요⋯⋯. 여자 아니고 외국인 아니고 그냥 남자 한국인이었으면⋯⋯. 팀장님, 바로 가서 잠복하자고 하셨을걸요? 잠복이 취미시잖아요, 예? 잔소리하고.

 

A해준: (수완을 노려본다.)

 

C수완: (흡연실을 나와서 꽁초를 바닥에 휙) 에이씨!

 

 

S#34. 옥상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A해준(소리): (쌍안경으로 서래를 관찰하며)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 넣지도 않고 티브이 켜 놓은 채 불편하게 잠.

 

 

S#35. 서래 아파트 앞 (실외/새벽)

 

A해준: (대충 밤새 서래를 관찰하다 차 안에서 잠듦)

 

B서래: (전화기 꺼내서 플래시 터지며 사진 찍는다.)

 

A해준: (플래시가 터지자 깨고, 서래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B서래: (손바닥을 척 들어 보이며) 굿 모닝.

 

A해준: (고개만 끄덕여 인사해준다.)

 

 

S#36. 사무실 – 경찰서 (실내/낮)

 

A해준: 굿 모닝.

 

C수완: 왜 아침 인사를 하고 그러세요? 사람 당황스럽게시리⋯⋯.

 

A해준: 모처럼 잘 자서 그래, 잘 자서. (콧노래까지 부른다.)

 

 

S#37. 서래 아파트 앞 (실외/밤)

 

A해준: (까마귀 주검에 가만히 손을 대보는 해준, 쓰다듬기까지 한다. 차 소리가 들리자 도망.)

 

B서래: (밥그릇 확인하려고 차 세우는 서래, 까마귀를 보고 한숨 쉰다.)

 

 

S#38. 어린이 놀이터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B서래: (대충 까마귀 무덤 파주고 중국어로 무어라 말함.)

 

A해준: (대충 서래가 하는 중국어를 스마트워치로 녹음.)

 

 

S#39. 옥상 – 서래 아파트 단지 (실외/밤)

 

A해준: (까마귀 깃털을 만지작거리면서 스마트폰의 통역기 앱을 돌려 아까 녹음한 서래의 말을 해석한다.)

 

E남자 성우: 또 까마귀야? 내가 너한테 밥 준다고? 그럼 됐어. 나에게 선물이 꼭 하고 싶다면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난 좀 갖고 싶네.

 

 

S#40. 서래 아파트 (실내/밤)

 

A해준(소리): (쌍안경으로 서래 관찰) 저녁은 또 아이스크림. 식후 흡연은 안 됩니다.

 

B서래: (담배를 손에 끼고 자신을 진정시키듯 앞뒤로 몸을 흔든다.)

 

A해준: (서래를 지그시 바라보다 스마트워치에 녹음) 우는구나⋯⋯. 마침내. (서래의 규칙적인 몸 움직임이 해준의 잠을 부른다.)

 

B서래: (팔 아래로 드러난 반짝이는 눈, 은밀한 미소.)